Acute에 있을 때 가장 보람된 일은 환자의 회복, 그리고 집으로 다시 돌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문제점을 파악하고 치료하고 웃으며 헤어지는 게 간호사로서 당연한 일인 줄 알았다.
물론, 합병증이나 사망 등 힘든 일도 있었지만.
이곳에 와서 가장 힘든 점은
"요양원은 현대 고려장이다"
"가족들이 다 버린 사람들이 있는 곳이다"
"일 대충대충 해라, 아무도 안 알아준다"
"어르신들에게 마음 주면 선생님만 힘들어요"
"나이트엔 자야지, 뭐 하러 돌아다녀요?"
라는 말을 들어가며 목표도 없이 일하게 만드는 환경이었다.
내가 열심히 하면 할수록,
환자 방에 더 자주 들어가고,
환자의 issue를 인계할수록,
나는 이 유닛에서 불편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근데 어쩔 것인가.
나는 Acute base고 아주 obsessive 한,
한결같은 INFJ 인 것을.
어르신들 기저귀 체인지는 GNA job이다.
그러나, 그들이 보는 환자수는 인당 13-15명이기에,
혹은 엉덩이가 무겁기에 부르면 바로 안 온다?
최소 요청 후 20분은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나는 GNA 도움이 진짜 필요한 게 아니면 call을 안 하는 편이다. 내가 그 자리에서 바로 하고 말지.
특히나 치매 어르신들은 기저귀가 wet 하면 너무 불편해하셔서 옷을 다 벗고 기저귀를 산산조각 분해를 시키곤 하신다.
어떤 분들은 그러다가 침대에서 낙상하기도 하신다. 소리를 지르기도 하신다.
근데 이 상황을 마냥 지켜보는 널스들이 있다.
GNA가 다 알아서 하겠거니 하고 슬쩍 자리를 피한다. 티가 날 정도로 어르신들의 몸을 만지는 것을 꺼린다.
나는 그런 사람과 일할 때가 가장 힘들다.
가끔 GNA와 Nurse의 선을 확실히 하려고(기선제압) Bossy 하게 order 하는 널스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 보면 열에 아홉은 게으른 널스다.
근데 GNA들도 다 안다. 널스들이 환자한테 어떻게 대하고 어느 정도의 의료 지식이 있는지.
참 신기하지.
이렇게 1년을 일하니..
나는 내 유닛에서 가장 신임을 받는 사람이 되었다.
GNA들이 일하면서 보고 들었던 것을
담당 간호사가 아닌 나에게 털어놓는 것이다.
"Actually, I found something earlier, but you know.. blah blah..."
그리고 내가 바빠 보이면 알아서 찾아와 도와준다.
오늘 스케줄에 내가 있으면
supervisor가 굉장히 안심하는 것을 본다.
유닛 안에 여러 널스가 있어도
전화로 나를 찾곤 한다.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내 인계판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다른 널스들의 본보기? 가 되었다.
이 친구들이 나에게 인계를 줄 때는
세세하게 준다. 왜냐? 내가 세세하게 받으니까.
세세하게 줘야 되기에 그들도 어르신을 자세히 볼 수밖에 없다. 한 번 들여다볼 것을 나 때문에 두 번, 세 번 보는 것이다.
이 악한 환경에 삼켜질 것인가,
주님이 주신 사명을 지킬 것인가.
사명을 지키고자 한다면
주님은 주실 것이고 나를 통해 변화시킬 것이다.
강하고 담대하게,
다니엘이 그들의 계략을 알고도 하나님께 예배하듯,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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